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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거의 아름다운 정원 히가시 교엔

황거만 둘러보고 떠나기에는 아쉬우리만큼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정원

도쿄의 중심에 아름답고 고독한 섬처럼 자리한 황거는 일본 사람들의 상징적인 우상인 천황이 사는 곳이다.

황거는 도쿄 관광의 대표적인 명소로 관광객이면 누구나 한 번은 꼭 들르게 되지만, 정작 황거 자체는 특정한 날이 아니면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매일 한정된 부분을 공개하는 프로그램이 있기는 해도, 사전에 신청해야 하는 데다 예약인원이 꽉 차면 참관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관광은 사쿠라다 문을 지나고 니쥬바시를 건너 거대한 철문 앞에서 황거의 지붕을 기웃거리고 황거를 빙 에워싼 해자를 구경하는 것으로 끝나기 십상이다. 하지만 니쥬바시 앞에서 조그만 발길을 더 옮기면 황거의 아름다운 정원 '히가시 교엔'을 산책할 수 있다.

히가시 교엔은 에도성의 옛 자취를 남기고 있는 곳으로, 정문인 오오테 문으로 들어가 단정하게 손질된 소나무를 바라보면서 걷다 보면 우리나라의 종묘를 연상케 하는 건물 햐쿠닌 반쇼와 만난다. 햐쿠닌 반쇼 앞을 지나 안으로 더 들어가면 펼쳐지는 드넓은 잔디밭과 역사를 품은 아름드리 나무들, 하늘 높이 치솟은 아담한 대나무 숲, 철 따라 피는 꽃들 사이로 난 오솔길이 시간을 잊게 한다. 잔디밭 군데군데에 삼삼오오 모여 담소하는 사람들의 모습마저 왠지 여유로워 보여 걷는 이의 발걸음까지 느긋해지는데, 거대하고 웅장한 돌들이 층층이 쌓인 에도성의 흔적 천수각에 오르자 눈앞에 보이는 마루노우치의 빌딩 숲이 잠깐 잊었던 시간을 지금으로 되돌려 놓는다.

천수각을 지나 기타하네바시 문 쪽으로 나가 육교를 건너면, 기타노마루 공원이 또 나그네를 반겨준다.

히가시 교엔 출입은 무료이지만 입구에서 조그만 딱지 같은 입장권을 준다. 입장권의 의미는 없지만, 아무튼 나가는 문에서 반납하면 된다. 다만 월요일과 금요일은 휴원이라 요일을 맞추지 못하면 헛걸음을 할 수도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 원내에 있는 산노마루 쇼조관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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